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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보호비밀법＇ 개정안 다음달초 시행
정보통신부가 최근 통신비밀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만들면서, 사법경찰관에게 12시간 동안은 검사의 승인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통화내용을 엿듣거나 전자우편을 열어볼 수 있게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통신비밀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지난 10일 입법예고됐으며, 정통부는 오는 29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법제처 심사를 거쳐 5월 초께 시행될 예정이다.
통신비밀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은 긴급한 사유가 있을 경우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는 검사에게 감청 승인을 요청하지 않고서도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에게 감청(통신제한조치)에 협조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정통부가 개정안의 `긴급 통신제한조치 협조절차(제3조의2)\' 조항에 `12시간 이내에 검사에게 감청 승인을 요청한 사실을 입증하는 기관장의 확인서를, 30시간 안에 검사의 승인서를 가져오지 않으면 감청 협조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한 탓이다. 결국 12시간 동안은 검사에게 승인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않고도 사업자들로부터 감청 협조를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사법경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감청을 허용하는 쪽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기중 변호사는 “모법인 통신비밀보호법에는 `지체없이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데 비해 하위법규인 시행규칙에서 `12시간 안에 검사의 승인을 요청한 기관장의 확인서를 받아와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모법이 위임한 범위를 크게 벗어난다”고 주장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통신비밀보호에 앞장서야 할 정통부가 사법경찰관에게 법원의 영장은 물론 검사의 승인도 없이 자의적으로 감청을 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만든 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긴급 감청의 경우 지체없이 검사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법 조항의 `지체없이\'를 `12시간\'으로 해석해 이런 긴급감청 협조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통부 관계자는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하면서 감청 사실을 7일 이내에 법원과 본인에게 통보하도록 해 악용될 소지는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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