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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이 전략적 제휴 협상을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아직 하이닉스 소액주주의 반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반(反)독점 규제 통과 같은 난제(難題)가 남아 있지만,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에 성공해 세계 1위 D램 업체가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 매각협상의 첫 고비 넘겨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22일 공동 발표문을 통해, 하이닉스 반도체의 7개 메모리 생산라인(Fab)을 마이크론에 매각하는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non-binding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MOU에 따르면 하이닉스와 채권단은 공장 매각 대금으로 마이크론 주식 1억860만주를 받고, 마이크론은 하이닉스의 잔존 비(非)메모리 부문에 2억달러를 투자, 15%의 지분을 갖는다.
또 하이닉스 채권단은 마이크론의 신설법인(마이크론 코리아)에 15억달러를 지원하는 선에서 의견을 절충했다. 마지막까지 팽팽히 맞섰던 신규 대출금에 대한 보증 문제도 채권단이 대폭 양보, 마이크론 본사의 보증 없이 7개 공장만을 담보로 잡는 것으로 결론났다.
일단 양측이 파국 위기를 수없이 넘기면서 MOU를 체결함으로써 향후 협상 일정은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본(本)계약까지 마이크론측의 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에 대한 정밀실사, 하이닉스 주주총회 통과 등을 거쳐야 하지만, 양측은 속전속결로 향후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실제 양측은 MOU 발표문에서 “이달 30일까지 채권단 협의회와 하이닉스·마이크론의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명기(明記)해, 이른 시일 내에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의사 표시를 분명히 했다.
구조조정특위 관계자는 “이번주 내로 전체 채권단 회의를 열어 MOU에 대한 동의를 구할 계획”이라면서 “이번주 말부터 실사(實査)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소액주주의 반대가 가장 큰 난관 =그러나 하이닉스 매각안에 최종 사인을 할 때까지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우려는 양측이 작성한 MOU에도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 하이닉스·마이크론 양측은 “구속력이 강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겠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를 체결해 양측의 사정에 따라 언제든지 협상을 깰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무엇보다도 큰 걸림돌은 하이닉스 소액주주의 반발과 ‘헐값 매각’ 논쟁이다. 소액주주들은 이미 「헐값 매각 반대」를 주장하며 조직적으로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MOU에서 마이크론 주식의 가격 산정 기준을 현재 주가(29.5달러)보다 훨씬 높은 35달러로 책정, 결과적으로 전체 매각 대금이 당초 예상치(38억달러)보다 6억달러 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김경모 애널리스트는 “물론 매각 대금을 주식으로 받기 때문에 실제 가격은 주가에 따라 유동적이다”며 “앞으로 채권단이 소액 주주들의 반대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유럽의 반독점(反獨占)기구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합칠 경우,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무려 33.5%(2001년 기준)로 1위인 삼성전자(27%)를 누르고 단연 업계 1위로 올라서기 때문에 경쟁 업체들이 WTO(세계무역기구)를 통해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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